한여름에 들린
가야산(伽倻山)
독경(讀經)소리  
오늘은
철늦은 서설(瑞雪)이 내려
비로소 벙그는
매화(梅花) 봉오리.  

눈맞는 해인사(海印寺)
열 두 암자(庵子)를  
오늘은
두루 한 겨울
면벽(面壁)한 노승(老僧) 눈매에
미소가 돌아.

<학의 추락, 1970>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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